몇 개의 명제는 진실이 아니었다.

오래 되어도 상관 없는가. 펄럭 거려도 삶은 깊은가. 나의 진실이란 깃발은 숲처럼 낡아 간다. 사실과 다른 것을 늘어놓고 부당하게 남을 빼앗는 이들의 죄는 사람의 망각에 바탕했다. 부조화에서 조화를 짓는 사람은 늘 불완전하였다. 이치에 맞지 않는 일 틈에서 균열이 온다 생각했지만 이 삶은 처음부터 불합리와 부조화였다. 결국 그랬다. 삶을 지탱한 명제 몇개는 갈비뼈처럼 빠져나갔고, 멍청한 나만 공손하게 이를 받아들인 것 아니길. 그리 바랐다.

모든 사람이 정의를 바라지는 않는다. 모든 사람이 선하지는 않다. 모든 너들이 스스로 서려 하지 않고, 나는 숲인 줄 알았던 언덕이 사실 새의 정치밭이었음을 이제 안다. 이제서야 안다. 참으로 오래된 꿈이었고, 볕에도 나는 앓는다.

20180523

빛은 불법이 아니다 불법이라 단언할 근거가 있던가 모태를 알 수 없는 고민으로 우리는 오래된 하늘길을 떠돈다 벽이 있고 그를 언젠가 우리는 넘거나 투과해 새로 길을 짓는다 프로스트는 무너지고 우리는 끝에 겨우 이름 하나를 적고 주소도 써넣는다 아무개의 아무 주소에, 겨우 그 두줄을 쓰려다 우리는 머리가 깨지고 다시 가슴이 타고 목이 마르지만 그 모두가 심장에서 비롯돼 삶이 환승역으로 우리를 밀 때까지 기어이 또 기어이 바보같냐면 바보같은 나방들은 쌓여 재가 되고, 빛 드는 광장 그 가운데를 지키는 문, 문패마저 쪼개졌다 다시 이어붙이길 반복해 닳고 닳은 문지방 앞에 보자기도 없이 뼈를 쌓아두는, 그런 한계까지 사랑을, 열정을, 자기 위안을 또 고집이나 비아냥을 내민다, 바친다, 던지고 또 굳히고 뱉는다 너는 얼마나 아름다웠냐고 되묻다 지쳐버린 청년들이, 결국 돈이나 권력, 경력, 아니면 성기나 부모의 멱을 걸지 않고 살았노라 소리 내는 숨들의 절명이

내일도 쓸 두줄, 이름과 주소에 생의 감각을 걸어본다, 너른 바위는 여전히 마침표를 받아주지 않을 테니까

아무도 받아주지 않는 울음은, 언제고 내 눈에서 나는 바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