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빌어서 소원 이뤄질 것 같으면 평생이라도 빌겠네.”
오래된 말에 그저 피식, 망부석 된 그에게서 느껴지는 건 열정적인 사랑의 말로라기보다 피로의 누적, 아니면 ‘아니면 말고’. 세밑과 세시의 사이, 어두운 바람 사이에 진정 마음을 깊게 눌러 겨우 한마디 내지르다 찬 공기에 자모음 흩어졌다. 을지로 삼가, 어떤 소녀를 보낸 길. 노량진 언덕, 인연이 마음의 영어囹圄로 떠난 곳. 동아시아의 서울, 레프 톨스토이의 미하일을 만난 자리. 그들이 궤도로 돌아가는 동안 불평 많은 나는 머리를 괴고 옆으로 끄덕거리며 간사하며 음란한 구획만 재고 있던 게 아닌지 고민을 놓을 수 없던 것이다.
삿된 삶에 그래도 ‘그레고리의 새날’에 몇 개 바라보자면 스스로 진보를 끊지 말 것, 듣기 싫은 말에 상처받지 말 것, 오래된 꿈을 끝끝내 부여잡을 것. 어제나 오늘처럼, 똑바로 서서 불안과 불행에 미소 지을 것. 그냥 그 정도.
간교한 밤은 이 밤 내게 큰 달을 선물했네, 그 달이 결코 어제 것보다 크지 않은 것을 알고 있는 내게. 욕심은 온도에 따라 팽창했다가 수축하길 반복한대도 그 정도로 무너질 사람은 없다고 네게 말한다.